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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가 손목만 대고 심박수를 아는 법 (피가 초록빛을 먹기 때문입니다) 바늘도, 전극도 없습니다. 손목에 얹어 놓기만 했는데 분당 몇 번 뛰는지 나옵니다.시계 뒷면을 뒤집어 보면 초록색 불빛이 깜박입니다. 저 불빛이 전부입니다.원리는 애플이 지원 문서에 직접 써 두었습니다. 이 글은 그 문서를 따라가면서,왜 하필 초록색인지, 왜 시계를 꽉 채워야 하는지, 그리고 왜 추운 날에는측정이 안 되기도 하는지를 봅니다.이름은 광혈류 측정입니다애플 문서는 기술 이름을 먼저 밝힙니다.Apple Watch의 광학 심박 센서에는 광혈류 측정이라는 기술이 사용됩니다.영어로는 photoplethysmography, 줄여서 PPG입니다. 이름은 거창한데 바탕이 되는 사실은한 줄입니다.이 기술은 혈액이 붉은색을 띠는 이유는 적색광은 반사되고 녹색광은 흡수하기때문이라는 매우 간단한 사실을 기반으로 ..
교통카드는 신호를 보내지 않습니다 (단말기가 만든 자기장을 흔들어서 답합니다) 교통카드를 뜯어 보면 배터리가 없습니다. 칩 하나와 카드 둘레를 도는 구리 코일이 전부입니다.배터리가 없는데 어떻게 단말기와 대화를 할까요."카드가 약한 전파를 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글이 많습니다. 그게 아닙니다.카드는 전파를 만들지 않습니다. 표준 문서를 열어 보면 카드가 하는 일은 훨씬 얄궂습니다.남이 만들어 놓은 자기장을 흔들어서 답합니다.이 글은 NFC의 국제표준인 ECMA-340(NFCIP-1)과 ISO/IEC 14443-2 원문을 따라가면서,카드 안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왜 지갑째 대면 인식이 안 되는지를 봅니다.표준이 정한 것은 '통신'만이 아니라 '전력'입니다비접촉 카드의 물리 계층을 규정하는 문서가 ISO/IEC 14443-2입니다. 이 표준의 소개문이이렇게 시작합..
무선충전이 느린 건 충전기 탓이 아닙니다 (Qi 규격 원문이 지목한 범인은 '정렬') 어젯밤엔 아침에 100%였습니다. 오늘은 같은 자리, 같은 충전기인데 47%입니다.충전기를 의심하게 됩니다. 케이블이 헐거워졌나, 패드가 고장 났나.그런데 무선충전 표준을 만드는 WPC(Wireless Power Consortium)의 규격 문서를 열어 보면,효율을 떨어뜨리는 조건이 딱 네 가지로 적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코일이 어긋난 것'입니다.이 글은 Qi 규격 원문(Qi Specification Introduction v1.3)을 따라가면서,무선충전이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고 왜 느려지는지, 그리고 2023년에 나온 Qi2가그 문제를 어떻게 정리했는지를 봅니다.무선충전기는 사실 '반쪽짜리 변압기'입니다규격 문서는 무선충전의 원리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한 코일에서 전류가 변하면 자기장이 생기고,..
전자레인지를 켜면 와이파이가 느려지는 이유 (연방규정으로 확인한 주파수 겹침) 전자레인지를 돌리는 동안만 화상회의가 끊깁니다. 다 돌고 나면 멀쩡해집니다.기분 탓이 아닙니다. 둘이 같은 자리를 쓰고 있습니다.이 글은 그 '같은 자리'가 정확히 어디인지, 왜 하필 겹치게 됐는지, 그리고 무엇을 바꾸면 되는지를 미국 연방규정 원문으로 따라가 봅니다.먼저 숫자부터 — 전자레인지는 2,450MHz입니다전자레인지의 동작 주파수는 제조사 마음대로가 아닙니다. 규정에 박혀 있습니다.미국 연방규정집 47 CFR §18.301 은 ISM 기기(산업·과학·의료용 기기, 전자레인지가 여기 들어갑니다)가 쓸 수 있는 주파수를 표로 정해 두고 있습니다. 그 표에 이 줄이 있습니다.2450 MHz — 허용오차 ±50 MHz즉 전자레인지가 쓰는 범위는 2,400MHz ~ 2,500MHz 입니다.그리고 와이파..
USB-C 케이블은 겉이 같아도 속이 다릅니다 (60W에서 멈추는 이유) 노트북에 USB-C 충전기를 꽂았는데 유독 느린 케이블이 있습니다. 충전기를 바꿔도 그대로입니다.케이블을 나란히 놓고 봐도 생김새가 똑같습니다. 같은 모양, 같은 크기, 같은 색.그런데 안에 든 게 다릅니다. 그리고 그 차이가 몇 배의 충전 속도로 나타납니다.문제의 뿌리 — 커넥터 모양이 하나뿐이다USB-A 시절에는 겉만 봐도 대충 알았습니다. 파란 단자면 USB 3.0, 검은 단자면 2.0. 단자 안쪽 색이 등급을 말해 줬습니다.USB-C는 그게 없습니다. 커넥터 모양이 하나이고, 그 하나로 충전만 하는 싸구려부터 240W에 8K 영상까지 나르는 케이블까지 전부 만듭니다.편해진 대신 겉으로는 구분할 방법이 없어졌습니다. 여기서 모든 혼란이 시작됩니다.첫 번째 차이 — 데이터 선이 아예 없는 케이블가장 ..
5GHz 와이파이는 왜 방을 나가면 죽을까 (2.4GHz와 뭐가 다른가) 공유기 하나에서 이름이 둘 뜹니다. `우리집` 과 `우리집_5G`.5GHz 쪽이 훨씬 빠릅니다. 속도 측정을 해 보면 차이가 확실합니다. 그런데 방을 하나 나가면 순식간에 죽습니다. 거실에서는 잘 되던 게 안방에서는 잡히지도 않습니다.느린 2.4GHz는 집 구석까지 갑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전파의 파장은 이렇게 나옵니다.파장 = 빛의 속도 ÷ 주파수빛의 속도는 초속 약 3억 미터입니다. 넣어 보면대역주파수파장2.4GHz초당 24억 번약 12.5cm5GHz초당 50억 번약 6cm두 배 차이입니다. 이 한 가지가 나머지를 전부 만듭니다.파장이 길면 돌아갑니다전파는 장애물을 만나면 뚫고 지나가기만 하는 게 아닙니다. 모서리에서 휘어 돌아 들어가기도 합니다. 이걸 회절(diffraction) 이라고 합..
GPS는 위성 3개로 위치를 못 구합니다 (4개가 필요한 진짜 이유) GPS를 설명할 때 거의 항상 나오는 그림이 있습니다.위성 세 개에서 각각 원을 그리면 세 원이 한 점에서 만나고, 그 점이 내 위치라는 그림입니다. 삼각측량으로 설명하면 깔끔하고, 직관적으로도 맞아 보입니다.그런데 이 설명에는 조건이 하나 빠져 있습니다. 그 조건이 빠지면 실제로는 위치가 안 나옵니다.저도 이 주제로 영상을 만들면서 "위성 세 개면 한 점으로 모인다"고 말했습니다. 정확하지 않았습니다. 이 글에서 제대로 정리합니다.먼저, 거리는 어떻게 재나GPS 위성은 "지금 몇 시 몇 분 몇 초 몇 나노초"라는 신호를 계속 쏩니다. 수신기는 그 신호가 도착한 시각과 신호에 적힌 떠난 시각의 차이를 봅니다.시계 오차거리 오차1 나노초약 30 cm1 마이크로초(1000 나노초)약 300 m1 밀리초약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