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9) 썸네일형 리스트형 폰을 책상에 놓고 돌리면 화면이 안 도는 이유 (가속도 센서가 재는 건 중력 방향 하나뿐입니다) 지금 폰을 책상에 평평하게 내려놓고 천천히 한 바퀴 돌려 보세요.화면이 안 돕니다. 자동 회전을 켜 뒀는데도요.그런데 손에 들고 옆으로 눕히면 바로 가로로 돌아갑니다. 같은 폰인데 왜 하나는 되고 하나는 안 될까요.고장이 아닙니다. 폰이 아는 정보가 딱 하나뿐이기 때문입니다.폰이 아는 건 "중력이 어느 쪽으로 당기는가"화면 회전을 담당하는 부품은 가속도 센서(accelerometer) 입니다. 구글 안드로이드 개발자 문서는 이 센서를 이렇게 설명합니다."An acceleration sensor measures the acceleration applied to the device, including the force of gravity."기기에 걸리는 가속도를 재는데, 중력도 포함해서 잽니다.폰이 가만히 .. QR코드 원리와 오류 정정 (30% 손상돼도 읽히는 이유) 주머니에서 꺼낸 쿠폰이 구겨져 있습니다. 귀퉁이는 찢어졌고 가운데엔 커피 자국이 있습니다.그런데 찍으니까 읽힙니다."QR코드는 30%까지 망가져도 읽힌다"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맞는 말입니다. 다만 그 30%가 무엇의 30%인지는 대부분 잘못 알고 있습니다. 면적이 아닙니다.이 글은 QR코드 표준 문서인 ISO/IEC 18004:2024 원문과, QR코드를 만든 일본 덴소웨이브의 공식 설명을 직접 읽고 정리한 것입니다.먼저, 세 모서리의 큰 사각형부터QR코드를 보면 세 모서리에 똑같이 생긴 큰 사각형이 있습니다. 이걸 파인더 패턴(finder pattern) 이라고 합니다.표준은 이렇게 적습니다.finder pattern located at three corners of the symbol ..... 스마트워치가 손목만 대고 심박수를 아는 법 (피가 초록빛을 먹기 때문입니다) 바늘도, 전극도 없습니다. 손목에 얹어 놓기만 했는데 분당 몇 번 뛰는지 나옵니다.시계 뒷면을 뒤집어 보면 초록색 불빛이 깜박입니다. 저 불빛이 전부입니다.원리는 애플이 지원 문서에 직접 써 두었습니다. 이 글은 그 문서를 따라가면서,왜 하필 초록색인지, 왜 시계를 꽉 채워야 하는지, 그리고 왜 추운 날에는측정이 안 되기도 하는지를 봅니다.이름은 광혈류 측정입니다애플 문서는 기술 이름을 먼저 밝힙니다.Apple Watch의 광학 심박 센서에는 광혈류 측정이라는 기술이 사용됩니다.영어로는 photoplethysmography, 줄여서 PPG입니다. 이름은 거창한데 바탕이 되는 사실은한 줄입니다.이 기술은 혈액이 붉은색을 띠는 이유는 적색광은 반사되고 녹색광은 흡수하기때문이라는 매우 간단한 사실을 기반으로 .. 교통카드는 신호를 보내지 않습니다 (단말기가 만든 자기장을 흔들어서 답합니다) 교통카드를 뜯어 보면 배터리가 없습니다. 칩 하나와 카드 둘레를 도는 구리 코일이 전부입니다.배터리가 없는데 어떻게 단말기와 대화를 할까요."카드가 약한 전파를 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글이 많습니다. 그게 아닙니다.카드는 전파를 만들지 않습니다. 표준 문서를 열어 보면 카드가 하는 일은 훨씬 얄궂습니다.남이 만들어 놓은 자기장을 흔들어서 답합니다.이 글은 NFC의 국제표준인 ECMA-340(NFCIP-1)과 ISO/IEC 14443-2 원문을 따라가면서,카드 안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왜 지갑째 대면 인식이 안 되는지를 봅니다.표준이 정한 것은 '통신'만이 아니라 '전력'입니다비접촉 카드의 물리 계층을 규정하는 문서가 ISO/IEC 14443-2입니다. 이 표준의 소개문이이렇게 시작합.. 무선충전이 느린 건 충전기 탓이 아닙니다 (Qi 규격 원문이 지목한 범인은 '정렬') 어젯밤엔 아침에 100%였습니다. 오늘은 같은 자리, 같은 충전기인데 47%입니다.충전기를 의심하게 됩니다. 케이블이 헐거워졌나, 패드가 고장 났나.그런데 무선충전 표준을 만드는 WPC(Wireless Power Consortium)의 규격 문서를 열어 보면,효율을 떨어뜨리는 조건이 딱 네 가지로 적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코일이 어긋난 것'입니다.이 글은 Qi 규격 원문(Qi Specification Introduction v1.3)을 따라가면서,무선충전이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고 왜 느려지는지, 그리고 2023년에 나온 Qi2가그 문제를 어떻게 정리했는지를 봅니다.무선충전기는 사실 '반쪽짜리 변압기'입니다규격 문서는 무선충전의 원리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한 코일에서 전류가 변하면 자기장이 생기고,.. 전자레인지를 켜면 와이파이가 느려지는 이유 (연방규정으로 확인한 주파수 겹침) 전자레인지를 돌리는 동안만 화상회의가 끊깁니다. 다 돌고 나면 멀쩡해집니다.기분 탓이 아닙니다. 둘이 같은 자리를 쓰고 있습니다.이 글은 그 '같은 자리'가 정확히 어디인지, 왜 하필 겹치게 됐는지, 그리고 무엇을 바꾸면 되는지를 미국 연방규정 원문으로 따라가 봅니다.먼저 숫자부터 — 전자레인지는 2,450MHz입니다전자레인지의 동작 주파수는 제조사 마음대로가 아닙니다. 규정에 박혀 있습니다.미국 연방규정집 47 CFR §18.301 은 ISM 기기(산업·과학·의료용 기기, 전자레인지가 여기 들어갑니다)가 쓸 수 있는 주파수를 표로 정해 두고 있습니다. 그 표에 이 줄이 있습니다.2450 MHz — 허용오차 ±50 MHz즉 전자레인지가 쓰는 범위는 2,400MHz ~ 2,500MHz 입니다.그리고 와이파.. USB-C 케이블은 겉이 같아도 속이 다릅니다 (60W에서 멈추는 이유) 노트북에 USB-C 충전기를 꽂았는데 유독 느린 케이블이 있습니다. 충전기를 바꿔도 그대로입니다.케이블을 나란히 놓고 봐도 생김새가 똑같습니다. 같은 모양, 같은 크기, 같은 색.그런데 안에 든 게 다릅니다. 그리고 그 차이가 몇 배의 충전 속도로 나타납니다.문제의 뿌리 — 커넥터 모양이 하나뿐이다USB-A 시절에는 겉만 봐도 대충 알았습니다. 파란 단자면 USB 3.0, 검은 단자면 2.0. 단자 안쪽 색이 등급을 말해 줬습니다.USB-C는 그게 없습니다. 커넥터 모양이 하나이고, 그 하나로 충전만 하는 싸구려부터 240W에 8K 영상까지 나르는 케이블까지 전부 만듭니다.편해진 대신 겉으로는 구분할 방법이 없어졌습니다. 여기서 모든 혼란이 시작됩니다.첫 번째 차이 — 데이터 선이 아예 없는 케이블가장 .. 5GHz 와이파이는 왜 방을 나가면 죽을까 (2.4GHz와 뭐가 다른가) 공유기 하나에서 이름이 둘 뜹니다. `우리집` 과 `우리집_5G`.5GHz 쪽이 훨씬 빠릅니다. 속도 측정을 해 보면 차이가 확실합니다. 그런데 방을 하나 나가면 순식간에 죽습니다. 거실에서는 잘 되던 게 안방에서는 잡히지도 않습니다.느린 2.4GHz는 집 구석까지 갑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전파의 파장은 이렇게 나옵니다.파장 = 빛의 속도 ÷ 주파수빛의 속도는 초속 약 3억 미터입니다. 넣어 보면대역주파수파장2.4GHz초당 24억 번약 12.5cm5GHz초당 50억 번약 6cm두 배 차이입니다. 이 한 가지가 나머지를 전부 만듭니다.파장이 길면 돌아갑니다전파는 장애물을 만나면 뚫고 지나가기만 하는 게 아닙니다. 모서리에서 휘어 돌아 들어가기도 합니다. 이걸 회절(diffraction) 이라고 합.. 이전 1 2 다음